1. 서 론
2. 선박 화재 · 폭발 문제의 물리적 특성과 CFD 해석 프레임워크
2.1 밀폐 구조 및 환기 조건의 영향
2.2 CFD 해석의 적용 목적과 한계
3. 선박 배터리 화재 CFD 해석
3.1 선박 배터리 화재의 특성과 연구 흐름
3.2 모델링 접근: 등가 열원/HRR 기반 단순화
3.3 화재 전이(propagation) 해석과 결과 해석
4. 친환경 연료 화재 · 폭발 CFD 해석
4.1 연료별 위험 특성과 시나리오 정의 문제
4.2 화재 · 폭발 CFD 모델링 전략과 해석 한계
5. Open-Source 해석자의 적용성과 한계
5.1 지배 방정식 및 모델링 기법의 차이
5.2 적용성 평가
5.3 선박 환경 적용 기존 연구의 모델링 요소 비교
6. 종합 논의:해석자 관점의 시사점
7. 결 론
1. 서 론
해운 산업은 국제 환경 규제 강화와 에너지 전환 요구에 대응하기 위해 배터리 추진 시스템 및 수소 · 암모니아 · 메탄올과 같은 친환경 연료의 도입을 확대하고 있다. 국제해사기구(IMO)는 2023년 채택한 온실가스 감축전략을 통해 2050년경 선박의 순배출 제로(net-zero)를 목표로 설정하였으며, 2027년부터 대형 선박에 대한 세계 최초의 해상 배출량 규제 및 탄소가격제도를 도입할 계획이다[1]. 우리나라 역시 ‘2030 그린십-K 추진전략’을 통해 500여 척의 선박을 친환경 추진체계로 전환할 방침이다[2]. 이러한 정책적 흐름은 LNG · 메탄올 · 암모니아 · 수소 등 대체연료의 도입과 전기추진 선박의 확산을 가속하고 있으며, 동시에 육상 교통 부문의 탈탄소화에 따라 전기자동차(EV)를 대량 적재한 차량운반선(PCTC)의 운항도 많이 증가하고 있다[3].
그러나 이러한 변화는 기존 선박 화재와는 본질적으로 다른 화재 · 폭발 위험을 동반한다. 2022년 Felicity Ace 호[4], 2023년 Fremantle Highway 호[5,6], 2025년 Morning Midas 호 등 전기차 적재 중에 발생한 차량운반선 화재 사고[7]는 진압의 어려움, 재점화[8], 유독가스 확산 등으로 인명과 선박 피해를 초래하였다. 리튬이온 배터리는 열폭주(thermal runaway) 과정에서 외부 산소 공급 없이도 자체 산소 방출로 연소가 지속되며[9], 광범위한 유독가스를 방출한다[10]. 한편, 수소 · 암모니아 · 메탄올 등 대체연료는 기존 화석연료와 상이한 가연 범위, 점화 에너지, 화염 특성을 보이며, 누출-혼합-점화 과정의 조합이 화재 · 폭발 거동을 지배한다[11,12]. 이에 따라 선박 구조물 안전성 평가와 화재 대응 설계에 새로운 기준이 요구되고 있다.
선박 환경에서의 화재 · 폭발 현상은 다수의 구획으로 구성된 밀폐 또는 반밀폐 구조, 복잡한 내부 배치, 제한적이고 불확실한 환기 조건 등으로 인해 육상 화재 문제와 본질적으로 다른 거동을 보인다[13,14]. 실물 시험은 비용 · 안전 · 재현성 측면에서 큰 제약이 존재하므로, 전산유체역학(CFD)이 위험 분석의 핵심 수단으로 자리잡고 있으며, 특히 공개 해석 도구인 Fire Dynamics Simulator(FDS)[15]가 광범위하게 활용되고 있다. 다만 기존 연구들은 개별 사례 중심의 시뮬레이션에 머무르는 경우가 많고, 검증 자료 부족과 모델 단순화로 인해 해석 결과의 신뢰성과 적용 범위가 제한될 수 있다. 수치해석 기반 의사결정에서 검증 · 검정(Verification & Validation; V&V)의 중요성은 잘 알려져 있으며[16], 선박 화재 · 폭발 CFD에서도 동일한 관점이 요구된다.
본 논문은 선박 배터리 화재 및 친환경 연료 화재 · 폭발을 대상으로, CFD 기반 해석 연구를 해석자 관점에서 리뷰한다. 구체적으로 (i) 선박 환경의 물리적 특성과 시나리오 정의의 문제, (ii) 연료별 위험 특성과 해석 플랫폼이 갖추어야 할 모델링 기능, (iii) 대표적 Open-Source 해석자인 FDS와 FireFOAM의 적용성과 한계, (iv) 결과 해석 시의 오해 여지와 의사결정 도구로써의 활용 방안을 정리한다. 본 리뷰는 CFD를 절대적 예측 도구가 아닌 시나리오 비교 및 경향 분석 도구로 활용하는 관점을 일관되게 강조하며, 향후 선박 화재 · 폭발 해석 연구 및 실무 적용을 위한 시사점을 제시하고자 한다.
2. 선박 화재 · 폭발 문제의 물리적 특성과 CFD 해석 프레임워크
2.1 밀폐 구조 및 환기 조건의 영향
선박 내부는 다수의 구획(compartment)과 구조물로 구성된 밀폐 또는 반밀폐 공간으로, 화재 및 폭발 시 유동과 연소 거동이 환기 조건에 의해 강하게 지배된다[13]. 개구부의 개폐, 환기 덕트의 유동 저항, 그리고 구획 간 연결 구조는 온도 상승, 연기 축적, 혼합 기체 농도 분포를 결정하는 핵심 인자이다. 차량운반선의 open deck이나 환기 구조가 발달한 반밀폐 구획에서는 외부 기류와의 상호작용에 따라 유동장이 크게 달라지며, 외부 바람에 의한 압력구배, 자연통풍, 기계 환기가 복합적으로 작용하여 화염의 확산 방향, 유독가스의 체류 농도, 냉각 효율 등에 큰 영향을 미친다[17]. 따라서 선박 화재 · 폭발 CFD는 ‘지배적 물리’가 환기 및 혼합 과정에 의해 결정된다는 점을 초기 단계부터 명확히 해야 한다. 시나리오 설정 단계에서 fully closed, partially open, open deck 등 다양한 개구부 조건과 풍향 · 풍속 조건을 어떻게 정의하느냐가 결과의 의미를 좌우한다.
2.2 CFD 해석의 적용 목적과 한계
선박 화재 · 폭발 CFD 해석은 일반적으로 (i) 사고 재현, (ii) 설계 단계 안전성 검토, (iii) 시나리오 간 상대 비교(what-if analysis)를 목적으로 활용된다. 그러나 검증 자료의 부족과 모델 단순화로 인해, CFD 결과를 절대적 예측으로 해석하는 것은 위험할 수 있다[16]. 화재 CFD는 일반적인 단상 유동 해석과 달리 난류-연소-복사-입자 거동이 강하게 결합된 multi-physics 문제이며, 각 sub-model의 가정과 한계가 최종 결과에 점점 더 반영된다. 또한 격자 의존성, 시간 적분 방식, 경계조건 가정 등 numerical setting도 결과에 직접적으로 영향을 미친다. 실무적으로는 절대값 예측보다 경향(trend)과 상대 비교(comparative assessment)를 통해 설계 · 운용 의사결정에 필요한 정보를 제공하는 방향이 합리적이다[18].
본 리뷰는 선박 화재 · 폭발 CFD 해석의 최근 동향을 해석자 관점에서 정리하는 것을 목적으로 한 주제 중심의 리뷰이다. 문헌 검색은 Web of Science 데이터베이스를 대상으로 최근 5년(2020~2025년)에 출판된 연구로 한정하여 수행하였다. 검색어는 화재 · 연소 · 폭발(fire, combustion, explosion,bleve), 전산유체역학(CFD, numerical simulation), 선박 · 밀폐 공간(ship, marine, compartment, enclosure), 그리고 본 리뷰의 핵심 주제인 배터리(battery) 및 친환경 연료(hydrogen, ammonia, methanol)를 조합하여 구성하였다. 1차 검색 결과에 대해 제목 · 초록 검토를 통해 CFD 기반 정량 해석을 포함하고, 화재 확산 · 연기 거동 · 온도 분포 · 구조 손상 또는 폭발 거동을 다루며, 본 리뷰의 주제 범위에 부합하는 연구를 선별하였다. 순수 실험 연구, 리뷰 논문, CFD를 보조적으로만 활용했거나 순수 실험 · 리뷰 논문 배터리 열폭주 자체를 대상으로 한 논문은 제외. 아울러 선별된 문헌에서 인용된 연구 중 동일 기간(2020~2025년)에 해당하고 주제 적합성이 높은 문헌을 추가로 포함하였다. 이상의 과정을 거쳐 최종 167편을 분석 대상으로 확정하였다.
Fig. 1은 최근 5년간 화재 · 폭발 CFD 연구 167편에 대한 메타 분석 결과로, 사용된 해석자의 분포(Fig. 1a), 주요 연료 · 재료의 분포(Fig. 1b)와 대상 해석 영역의 분포(Fig. 1c)를 보여준다. FDS가 50편으로 가장 많이 사용되었으며, FLACS(31편), ANSYS(30편), OpenFOAM(25편) 순으로 분포한다. 연료 측면에서는 탄화수소 계열(80편)과 수소(58편)에 연구가 집중되어 있지만, 배터리(11편)와 메탄올(7편)에 관한 연구는 상대적으로 부족하다. 이러한 분포는 본 리뷰에서 다루는 두 핵심 주제 선박 배터리 화재와 친환경 연료 화재 · 폭발에 대해 연구 축적이 충분하지 않음을 시사한다.
3. 선박 배터리 화재 CFD 해석
3.1 선박 배터리 화재의 특성과 연구 흐름
리튬이온 배터리 화재는 일반 화재와 달리 내부 전기화학 반응의 불안정성에서 비롯된 열폭주(thermal runaway)에 의해 급격한 에너지 방출이 발생하며, 셀-모듈-팩 스케일에서 화재 전이(propagation)가 중대한 위험 요인이 된다. Fig. 2에 도시한 바와 같이, 열폭주는 SEI 층 분해, 음극 · 전해질 반응, 양극 · 전해질 반응, 전해질 자체의 분해, 바인더 분해 등 다단계 화학 반응이 연쇄적으로 진행되면서 셀 내부 압력이 상승하고, 안전밸브를 통해 가연성 가스가 분출되며, 최종적으로 연소 · 폭발로 이어진다. 이 과정에서 배터리 셀 내부의 산화물이 분해되어 자체적으로 산소를 공급하므로 외부 산소 유입이 없어도 연소가 지속되며[9], 일산화탄소(CO), 불산(HF), 사이안화수소(HCN) 등의 유독가스가 생성되어 밀폐된 선내 공간의 인명 안전에 심각한 위협을 초래한다[10].
선박 환경에서는 공간 제약과 환기 조건이 결합해 전이 거동과 위험 평가가 더욱 어려워지며, 진화 이후에도 잔열로 인한 재점화 가능성이 높다[8,9]. 최근 5년간 수행된 화재 · 폭발 CFD 연구 167편을 대상으로 한 메타 분석에 따르면, 선박 환경을 직접 대상으로 한 연구는 24편에 불과하며, 그중 배터리 화재를 다룬 연구는 극소수이다. 대부분의 배터리 화재 연구는 지하 주차장, 터널, 창고 등 육상 환경을 대상으로 수행되었으며, 선박 환경 특유의 밀폐 · 환기 조건이 충분히 반영되지 못한 상황이다.
3.2 모델링 접근: 등가 열원/HRR 기반 단순화
배터리 열폭주 메커니즘을 CFD로 직접 모사하는 것은 현실적으로 매우 어렵다. 리튬이온 배터리는 고체 열분해, 전기화학 반응, 금속 산화 반응, 열폭주 전이 과정 등 복합적인 반응 메커니즘을 포함하며, 가연성 가스의 조성도 시간에 따라 변화한다. 또한 전기화학적 시간척도와 열전달 시간척도가 크게 달라 CFD와의 직접 연동은 비효율적이며 계산 비용이 과도하게 증가한다. 이러한 이유로 대부분의 연구는 등가 열원(equivalent heat source) 또는 열 방출률(Heat Release Rate, HRR) 기반 접근을 채택한다. 이 접근은 실험에서 얻은 HRR 시간 이력을 CFD에 강제 열원으로 입력함으로써 계산 효율성을 확보할 수 있다는 장점이 있다. Li 등[19]은 터널 내 EV 화재 연구에서 비선형 화재 성장곡선 Q(t)=αt² 형태의 HRR 모델을 적용하였으며, Qiao 등[3]은 선박 내 EV 화재를 FDS로 재현하기 위해 실험적으로 도출된 EV 화재 특성을 등가 물질 연소식으로 변환하여 적용하였다. Fig. 3에 나타난 바와 같이, 예측된 HRR과 총방출 열량(THR)의 시간 이력은 실험과 높은 일치도를 보였으며, 이는 등가 연소식 접근이 선박 환경에서도 유효함을 시사한다.

Fig. 3.
Validation of equivalent material combustion formula for EV fire in a ship scenario: comparison of predicted and experimental HRR and THR[3]
그러나 이러한 접근은 셀 내부 물리와 화학 반응을 직접 반영하지 못한다는 본질적 한계를 가진다. 입력 HRR이 특정 셀 화학과 충전 상태(State of Charge, SOC)에 의존하기 때문에[20], 다른 배터리 시스템이나 환기 조건에서의 외삽(extrapolation)에 신중함이 요구된다. 또한 시간 의존적 가스 방출 조성과 독성 지수가 함께 모사되지 않으면 인명 노출 위험 평가가 불완전해진다[21]. 따라서 해석 목적에 따라 모델링 범위를 명확히 정의하고, 결과를 ‘물리적으로 과도 해석하지 않도록’ 하는 해석자 가이드가 필요하다. Table 1은 선박 배터리 화재 CFD 해석에서 일반적으로 사용되는 모델링 가정과 한계를 요약한 것이다.
Table 1.
Typical modeling assumptions and limitations in ship battery fire CFD analyses.
3.3 화재 전이(propagation) 해석과 결과 해석
배터리 화재 CFD의 핵심 유용성은 절대적인 온도 값 예측보다 전이 가능성의 상대적 경향을 파악하는 데 있다. 인접 셀 · 모듈로의 열전달, 격벽 너머로의 화염 전파, 환기 조건 변화에 대한 민감도 분석을 통해 전이 위험이 큰 구간을 선별하는 방식이 실무적으로 유효하다. Xie 등[20]은 FDS를 활용한 배터리 창고 화재 해석에서 SOC와 임계 온도에 기반한 화재 확산 시나리오를 모사하였으며, Zhang 등[22] 은 차량 단위 전파 거동의 정량 해석 사례로서 지하 주차장에서의 차량 화재가 인접 차량으로 전파되는 과정을 분석하였다. Fig. 4는 해당 연구의 시간 경과에 따른 온도장 변화를 보여주는 것으로, 화재 발생 후 5분, 10분, 15분 시점에서 인접 차량 주변의 가스 온도가 점진적으로 상승하며 화염이 인접 차량으로 전파되는 양상을 정량적으로 확인할 수 있다.

Fig. 4.
Time evolution of temperature field for electric vehicle fire propagation in an underground parking garage at 5, 10, and 15 min[22]
이러한 육상 환경 연구와 비교하여, 선박 적재 공간을 직접 대상으로 한 연구도 점차 축적되고 있다. Koromila 등[23] 은 여객선 차량 적재 갑판을 대상으로 FDS를 활용한 화재 확산 해석을 수행하여, 환기 조건에 따른 화재 전파 패턴의 차이를 정량적으로 비교하였다. Fig. 5는 두 가지 환기 시나리오(밀폐 조건과 기계 환기 조건)에 대해서 시간 경과에 따른 온도장 변화를 보여주며, 환기 조건이 화재 확산 속도와 인접 차량으로의 전이 가능성에 미치는 영향이 명확하게 드러난다. 이러한 결과는 동일한 화재 원인이라 하더라도 선박 구획의 환기 설계에 따라 전파 위험도가 크게 달라질 수 있음을 시사하며, CFD가 절댓값 예측이 아닌 위험 구간 식별과 설계 대안 비교 도구로서 명확한 가치를 가진다는 점을 보여준다. 선박 환경에서는 차량 적재 배열, 환기구 위치, 격벽 단열 성능 등 설계 변수에 대한 민감도 평가가 안전성 검토의 핵심이 될 수 있으며, 위와 같은 시나리오 비교는 그러한 평가의 전형적 형태이다.

Fig. 5.
FDS prediction of fire spread in a passenger ship vehicle deck under non-ventilated and mechanically-ventilated conditions at 5, 10, and 15 min[23]
4. 친환경 연료 화재 · 폭발 CFD 해석
4.1 연료별 위험 특성과 시나리오 정의 문제
수소는 색과 냄새가 없고 공기 중 매우 넓은 농도 범위(약 4~75%)에서 가연성을 보이며, 최소 점화 에너지가 약 0.02 mJ로 극히 낮아 미세 방전에도 점화될 수 있다[11]. 화염은 옅은 청색으로 복사열이 낮아 시각 · 열적 감지가 어려운 편이며, 누출 시 빠르게 상승 · 확산하지만, 환기가 불충분한 밀폐 공간에서는 천장부에 정체 · 축적되어 하한 폭발한계에 쉽게 도달함으로써 폭발성 혼합물을 형성할 수 있다. 액화수소는 -253°C 이하 극저온 상태로 저장되며 대기 노출 시 급속 기화로 광범위한 수소-공기 혼합 구름을 형성하고, 점화될 경우 폭연(deflagration)에서 폭굉(detonation)으로의 전이(DDT)가 비교적 용이하다[24]. 암모니아는 독성과 부식성을 가지며, 가면 범위가 좁고 점화 에너지가 높고 화염 속도가 느려서 다른 가연성 연료에 비해 사고성 연소 · 폭발 위험은 상대적으로 낮은 것으로 평가된다[12]. 다만 암모니아는 강한 독성을 가지므로, 암모니아 추진선에서는 화재 · 폭발보다 누출 시 독성 가스 확산이 지배적 위험으로 평가된다[12]. 본 리뷰는 화재 · 폭발 현상에 초점을 두므로 독성 확산 해석을 주요 범위로 다루지는 않으나, 이는 비반응 종 수송 기반의 분산 해석과 노출 위험 평가를 포함하는 별도의 중요한 시나리오이며, 향후 통합적 안전성 평가에서 함께 고려되어야 한다. 메탄올은 상온 액체로 인화점이 약 11°C로 낮고[25], 공기보다 밀도가 높아 바닥면에 침적되기 쉬우며, 연소 시 불꽃의 발광도가 낮아 육안 식별이 어렵다[26]. 누출된 메탄올이 바닥에 고여 점화될 경우 복사열이 지배적인 풀 화재(pool fire)로 발전할 수 있다[27]. 이처럼 연료별로 점화 조건과 가연 특성이 크게 달라서, 친환경 연료 화재 · 폭발 CFD에서는 단일 조건 예측보다 시나리오 공간을 정의하고 민감도를 평가하는 방식이 바람직하다. 누출률, 누출 위치, 점화 시간 및 위치, 환기 조건 등을 시나리오 변수로 설정하여 매개변수 연구(parametric study)를 수행함으로써, 위험 시나리오를 정량적으로 비교할 수 있다.
4.2 화재 · 폭발 CFD 모델링 전략과 해석 한계
친환경 연료 화재 · 폭발 CFD는 연소 모델, 난류 모델, 경계조건 가정에 매우 민감하다. 특히 폭발 거동의 경우 화염 가속 메커니즘, 장애물 효과, 압축성 효과, 폭연-폭굉 전이(DDT) 등 복합 현상을 다루어야 하므로, 저마하수 가정 기반의 화재 해석자만으로는 충분하지 않다. 밀폐 공간에서의 압력 상승과 유동 구조의 재현, 그리고 화염이면 주름과 가속의 정량 예측을 위해서는 압축성 해석 능력과 적절한 격자 해상도가 요구된다[28]. 액화수소 저장 탱크가 화재 등으로 급격히 파열되면 끓는 액체의 급격 증발에 따른 팽창으로 BLEVE(Boiling Liquid Expanding Vapor Explosion)가 발생할 가능성도 있으며, 이러한 극한 시나리오는 상변화 · 압력 상승 · 벤팅 조건에 따른 압력 해제 효과 · 충격파 전파를 함께 고려해야 한다[29]. 그러나 이러한 복합 폭발 현상에 대한 실험적 검증 자료는 여전히 제한적이며, 구조물-유동 연성(Fluid- Structure Interaction; FSI) 해석이 결합하지 않은 경우가 대부분이다. 따라서 CFD 결과는 ‘정답’이라기보다는 위험 구간 식별 및 시나리오 비교를 위한 정보로 활용되어야 한다.
한편, CFD는 화재 발생 자체뿐 아니라 화재 대응 설계의 정량 평가에도 활용된다. Kang 등[30]은 여객선 기관실을 대상으로 Water mist와 Carbon dioxide 두 가지 소화 방식의 효과를 FDS로 비교 시뮬레이션하였다. Fig. 6은 두 소화 방식에 따른 입자/가스 분포와 산소 농도장의 차이, 그리고 노즐 수에 따른 소화 시간의 상대 비교를 보여준다. CO2는 노즐 수에 무관하게 일정한 소화 시간을 보이지만, Water mist는 CO2와 달리 산소 농도를 낮추지 않으면서 열 · 연기 확산을 지연시킬 수 있으나 노즐 수 · 배치에 따라 소화 시간이 크게 달라져, 동일 시나리오에서도 시스템 구성에 따라 효과가 크게 좌우됨을 알 수 있다. 이러한 결과는 친환경 연료 시대의 새로운 화재 위험에 대응하기 위한 소화 시스템 설계 검증에서 CFD의 활용 가치가 큼을 보여준다.

Fig. 6.
FDS prediction of fire suppression in a passenger ship engine room: comparison of Water mist and CO2 systems with oxygen distribution and relative suppression time[30]
5. Open-Source 해석자의 적용성과 한계
앞서 살펴본 모델링 요구사항을 바탕으로, 본 장에서는 대표적인 Open-Source 화재 해석자인 FDS와 OpenFOAM 계열의 FireFOAM의 적용성과 한계를 검토한다.
5.1 지배 방정식 및 모델링 기법의 차이
FDS[11] 는 미국 NIST에서 개발한 화재 전산 해석 도구로, 저 마하수 가정 아래에 LES 기반으로 화염 전파, 복사 열전달, 연소 반응을 통합적으로 모형화하는 구조를 갖는다. 반면 FireFOAM[30]은 OpenFOAM 기반의 화재 전용 해석자로, 압축성 Navier-Stokes 방정식을 기반으로 연소 · 복사 · 입자 · 열분해 모델을 결합한다. 질량 · 운동량 · 에너지 · 종 보존 방정식이라는 공통의 보존 법칙을 따르지만, FDS는 저 마하수 근사로 압력을 속도 발산 조건으로 처리하고 FireFOAM은 전압력 변동을 직접 다루는 점에서 근본적 차이가 있다. 연소 모델 측면에서는 Infinitely fast · mixing-limited 모델, Eddy Dissipation Model(EDM), Eddy Dissipation Concept(EDC), Arrhenius 기반 상세 화학 모델 등이 두 해석자 모두에서 지원된다. FDS는 EDC를 기본 연소 모델로 채택하고 있으며, 난류 미세구조 영역에서만 화학 반응이 지배적으로 일어난다는 가정 아래에 거시적 혼합 지배 특성과 미세 스케일 유한 속도 화학을 결합한다. 복사 모델은 두 해석자 모두 Gray gas 가정 또는 Weighted-Sum-of-Gray-Gases(WSGG) 모델을 채택하여 계산 효율과 정확도를 절충한다.
점화 모델에서는 차이가 뚜렷하다. FDS는 연료 · 산소 혼합물 온도가 임계 화염온도(critical flame temperature)까지 상승할 수 있는지를 평가하는 내장 점화 판단식을 갖추고 있지만, FireFOAM은 독립적인 점화 판단식이 없으며 사용자가 설정한 초기 온도 조건이나 강제 열원을 통해 점화를 정의해야 한다. 격자 측면에서는 FDS가 직교 격자를 기본으로 하고 Immersed Boundary Method(IBM)로 복잡 형상을 반영하는 반면, FireFOAM은 비정형 격자(unstructured mesh)를 직접 지원한다. 직교 격자는 격자 생성 부담이 적고 병렬 효율이 높아 선박 구획과 같은 규칙적 구조에 적합하지만, 비정형 격자는 곡면 구조나 복잡한 모듈 배치에서 형상 표현력이 우수하다.
5.2 적용성 평가
5.2.1 화재 확산 모사 정확도
FDS는 다양한 검증 연구를 통해 저 마하수 가정 아래의 화재 · 연기 거동 예측에서 안정적 정확도를 보여 왔다. Lan 등[31]의 플룸 실험 비교 연구에서는 자유 플룸 조건에서 중심축 온도와 화염 높이 예측이 Heskestad 이론식과 평균 약 9%, 최대 약 15% 오차로 잘 일치하였다. 복사 모델 선택의 영향을 평가한 Fernandes 등[32]의 연구에서는 soot을 고려하면, default-FDS(Gray-gas), κp-기반, cb-WSGG 모델의 오차가 각각 약 11%, 16%, 7.6%로 나타나, 입자 농도 모델 선택이 열전달 예측 정확도에 중요한 요소임을 보여주었다. 이러한 검증 사례들은 FDS가 절댓값 예측에서도 일정 수준의 신뢰도를 갖추고 있음을 시사하지만, 동시에 모델 선택에 따라 결과가 10~20% 수준으로 변동할 수 있다는 점도 보여준다.
OpenFOAM 기반 화재 해석자 또한 저 마하수 화재 · 연기 거동 예측에서 견줄 만한 정확도를 보여 왔다. 다층 건물 화재의 공기커튼 제어를 해석한 Safarzadeh 등[33]의 OpenFOAM(FGM 연소모델 · LES) 기반 연구에서는 Steckler의 단일 구획 화재 실험과 비교하여 평균 온도 오차 약 9%, 중성면(neutral plane) 위치 오차 약 4%로 보고되어 구획 화재를 신뢰성 있게 재현할 수 있음을 보여주었다.
반면, 폭발 관련 현상에서는 FDS의 저 마하수 가정으로 인해 고압 충격파나 폭굉 현상을 정확히 재현하기 어렵다. 압축성 효과가 중요한 증기운 폭발(VCE), deflagration, DDT, detonation 등의 시나리오에는 OpenFOAM 기반 압축성 해석자가 주로 사용되고 있다. blastFoam[34]은 다상 압축성 유동에서의 폭발 거동 모사를 위해 개발되었으며, XiFoam을 사용한 Henriksen 등[35]의 원통형 장애물이 배치된 채널 내 예 혼합 가스 폭발 시뮬레이션에서는 압력 변화와 화염 전면 속도 예측이 실험 데이터와 전반적으로 잘 일치하였다. Fig. 7은 해당 연구의 검증 결과로, 네 개 압력 센서 위치(PS1~PS4)에서의 압력 시간 이력과 화염 전면 위치 · 속도 예측이 실험값과 비교되어 있다. 압력 피크의 발생 시점과 크기, 화염 가속 패턴이 전반적으로 잘 재현되었으나, 일부 조건(특히 PS3, PS4의 압력 피크와 후반부 화염 속도)에서는 예측 오차가 증가하여 복잡한 폭발 조건에서의 민감도가 강조된다. 이는 압축성 폭발 해석에서도 모델 파라미터(예: Xi 인자)와 격자 해상도의 영향이 결과를 크게 좌우함을 보여준다.

Fig. 7.
Validation of premixed gas explosion simulation using XiFoam: pressure histories at four sensor locations and flame front position/velocity compared with experiments[35]
한편, BLEVE 기반 fireball 형상을 FDS로 재현한 연구에서는 fireball 크기와 상승고도가 실험과 잘 일치하는 결과가 보고되어[36], 이차 효과 수준에서는 저마하수 해석자의 활용도 가능함을 보여준다.
5.2.2 대형공간 시뮬레이션 적용성
FDS는 대형 격실, 장거리 수평 공간, 복층 구조 등 규모가 큰 환경에서의 화재 및 연기 확산을 모사하기 위한 기능을 충분히 갖추고 있다. Lan 등[31]의 연구에서는 선박 엔진룸 전체처럼 복잡한 설비, 장애물, 환기 유동이 동시에 존재하는 대형 격실에서도 성층화, 난류 혼합, 환기 흐름의 영향을 FDS로 정밀하게 재현할 수 있음을 확인하였다. Fig. 8은 선박 엔진룸을 대상으로 한 화재 해석 결과로, 세 가지 환기 방식과 두 가지 입구 풍속(1 m/s, 3 m/s)에 따른 열기둥의 구조와 온도장의 변화가 명확히 비교된다.

Fig. 8.
FDS prediction of fire propagation in a marine engine room under different ventilation methods and inlet velocities[31]
선박 전체 규모의 화재 확산 해석도 가능하다. Liu[37] 는 FDS를 이용해 6층 구조의 크루즈 선박 내부에서 발생하는 화재와 연기 확산을 약 6분간 모사하였으며, 다층 갑판 구조와 장거리 복도를 포함한 복잡한 내부 공간에서 열 · 연기 거동을 안정적으로 재현하였다. Fig. 9는 시간 경과(t=10~360 s)에 따른 선박 외관의 연기 분포와 내부 가시거리(visibility) 분포를 보여준다. 화재 발생 후 약 20초 만에 발화점 인근의 가시거리가 임계치 이하로 떨어지고 약 80초경 발화 구역에 연기가 가득해 안전 대피가 어려운 수전에 도달하는 양상이 확인되며, 이는 대형 다층 선박에서의 인명 대피 시나리오 평가에 직접 활용될 수 있는 정보를 제공한다.

Fig. 9.
FDS prediction of smoke and heat propagation in a six-deck cruise ship: external smoke appearance(left) and internal visibility distribution(right) at successive time instants[37]
이러한 결과는 직교격자 기반의 FDS가 단일 격실부터 선박 전체 규모까지 다양한 스케일의 대형공간에서 안정적인 화재 · 연기 확산 해석을 수행할 수 있음을 보여준다. 반면 FireFOAM은 형상 유연성이 높고 세부 연소 · 반응 모델 구성에 장점이 있으나, 기존 연구는 상대적으로 소규모 연소 현상과 화염 특성 분석에 집중되어 있으며 선박 전체 규모를 대상으로 한 검증 데이터가 충분히 축적되어 있지 않다. 따라서 선박 전체 규모의 화재 확산 모사에서는 현재로서는 FDS가 가장 안정적인 적용성을 갖는 것으로 평가된다.
5.2.3 해석자별 요구 기능 비교
Table 2는 앞서 도출된 요구 기능에 대해 FDS, FireFOAM, FLACS, ANSYS Fluent의 지원 수준을 비교한 결과이다. FDS는 점화 모델 내장과 대형공간 적용성에서 강점이 있으나 압축성 폭발 해석 능력이 부재하지만, FireFOAM은 압축성 폭발 해석과 비정형 격자 지원이 가능하나 점화 모델 내장이 부재하다. 상용 해석자 FLACS는 폭발 해석에 특화되어 있고 ANSYS Fluent는 범용성을 갖지만, 점화 모델 측면에서는 차이를 보인다. 이러한 비교는 단일 해석자만으로 선박 화재 · 폭발의 전체 시나리오를 포괄하기 어려움을 시사하며, 화재 단계와 폭발 단계에 적합한 해석자를 조합하는 방안을 검토할 필요가 있다.
Table 2.
Comparison of CFD solvers against required platform functions
한편, Table 2의 각 기능 항목은 앞서 도출한 해석 플랫폼 요구 기능에 대응하며, ○는 해당 기능을 자체로 지원함을, △는 외부 코드와의 연계 또는 부분적 지원을, ×는 미지원을 의미한다. 특히 FSI의 경우, 구조 해석 기능을 자체적으로 포함하는 ANSYS와 OpenFOAM 계열은 ○로, 자체 구조 솔버 없이 ABAQUS 등 외부 유한요소 코드와의 단방향 연계를 통해서만 구현되는 FDS와 FLACS는 △로 표기하였다.
5.3 선박 환경 적용 기존 연구의 모델링 요소 비교
Table 3은 선박 및 해양 환경을 대상으로 수행된 주요 화재 · 폭발 CFD 연구를 모델링 요소별로 비교한 결과이다. 다수의 연구가 FDS를 활용하여 디젤, LNG, 수소, 배터리 등 다양한 연료에 대한 화재 · 확산 시나리오를 다루고 있으며, 격자 규모는 수만 셀에서 수백만 셀 수준까지 분포한다. 그러나 열폭주 모델, 압축성 효과, FSI 해석은 여전히 대다수 연구에서 미고려되거나 부분적으로만 반영되고 있으며, 점화 모델을 명시적으로 다룬 연구도 제한적이다. 이러한 경향은 현재 선박 화재 · 폭발 CFD 연구가 여전히 ‘단상 부력 화재’ 패러다임에 머물러 있으며, 통합적 복합 위험 평가로 확장하기 위한 모델링 고도화가 필요함을 보여준다.
한편, Table 3에 함께 제시한 격자 규모는 해석 영역과 해상도를 가늠하는 지표일 뿐, 그 자체가 수치 결과의 신뢰성을 보장하지는 않는다. CFD 결과의 신뢰성을 평가하기 위해서는 격자 독립성(grid independence) 확보 여부가 함께 검토되어야 하나, 검토 대상 9편 중 격자 독립성을 명시적으로 보고한 연구는 6편에 그쳤으며, 나머지는 격자 수렴성에 대한 언급 없이 단일 격자 결과만을 제시하였다. 격자 독립성을 보고한 경우에도 대부분 수 개 격자 수준에서의 정성적 비교에 머물렀고, 격자 수렴 지수(Grid Convergence Index, GCI)와 같은 정량적 수치 불확실도 평가를 수행한 사례는 거의 없었다. 더욱이 일부 연구는 격자 규모를 명확히 제시하지 않아(예: [40]), 보고된 결과의 수치 불확실도를 객관적으로 판단하기 어려웠다. 이러한 현황은 선박 화재 · 폭발 CFD 연구에서 격자 의존성과 수치 불확실도의 정량적 관리가 여전히 미흡함을 보여주며, 본 리뷰가 강조해 온 V&V 관점[16]에서 결과를 절대값보다 경향 · 상대 비교 중심으로 해석해야 할 또 다른 근거가 된다.
Table 3.
Comparison of modeling elements in prior CFD studies on ship fire and explosion
|
Study (year) | Solver |
Grid level | Grid sensitivity | Fuel/ Material | Thermal runaway | Turbulence model | Compressibility | FSI |
| Fan et al. (2024)[38] | FDS |
Uniform structured (87,280) | × | LNG, liquid hydrogen, ammonia | × | LES | × | × |
| Lan et al. (2023)[31] | FDS |
Uniform structured (1,070,160) | ○ | Diesel | × | LES | × | × |
| Xie et al. (2022)[20] | FDS |
Uniform structured (2,376,192) | ○ | Battery |
○ (SOC dependent HRR) | LES | × | × |
| Yuan et al. (2021)[39] | FDS |
Uniform structured (175,000) | ○ | Hydrogen | × | LES | × | × |
| Koromila et al. (2023)[23] | FDS |
Uniform structured (1,155,262) | × | Vehicle combustibles | × | LES | × | × |
| Qiao et al. (2025)[3] | FDS |
Uniform structured (112,050) | ○ |
EV (Battery) |
○ (Equibalent fire source) | LES | × | × |
| Zhang et al. (2022)[40] |
FDS+ ABAQUS | × | × | n-heptane | × | LES | × | ○ |
| Lucas et al. (2021)[41] | FLACS |
Uniform structured (△x=10 cm) | ○ | Hydrogen | × | RANS | ○ | × |
| Hu et al. (2022)[42] | FLACS |
Non-uniform structured (7,345,260) | ○ | LPG | × | RANS | ○ | × |
6. 종합 논의:해석자 관점의 시사점
배터리 화재와 친환경 연료 화재 · 폭발 CFD는 공통적으로 모델링 가정과 해석자 판단(해석 범위, 해상도, 단순화 수준)에 의해 결과가 크게 좌우된다. 컬러풀한 온도장과 연기 가시화는 유용한 의사소통 수단이지만, 시각적 결과 자체가 물리적 신뢰성을 자동으로 보장하지는 않는다. 본 리뷰에서 검토한 사례들은 다음 세 가지 공통 시사점을 제시한다.
첫째, 입력의 불확실성이 모델의 정교함보다 결과에 더 큰 영향을 미치는 경우가 많다. 배터리 화재의 HRR 시간이력, 환기 개구의 유효 면적, 풍향 · 풍속, 누출율과 누출 위치 등은 선험적으로 결정하기 어려운 입력 변수이며, 이들에 대한 가정이 결과를 지배한다. 따라서 단일 시나리오의 절대값보다는 입력 변수에 대한 민감도 분석과 시나리오 공간의 정의가 더 중요하다.
둘째, 단일 해석자만으로 화재 단계와 폭발 단계를 모두 정량적으로 다루기는 어렵다. 저마하수 화재 해석자(FDS 등)는 부력 지배 화재 · 연기 거동에서 강점을 보이지만, 폭연 · 폭굉 · BLEVE와 같은 압축성 폭발 현상에는 압축성 해석자(FireFOAM, blastFoam, XiFoam 또는 상용 FLACS 등)가 적합하다. 차세대 친환경 선박과 같이 두 단계의 현상이 결합될 수 있는 시나리오에서는 해석자 조합 또는 통합 해석 플랫폼의 구축이 필요하다.
셋째, V&V 체계와 실험-수치 연계가 지속적으로 강조되어야 한다[16]. 선박 환경에서 풀스케일 실험은 비용 · 안전 · 재현성 측면에서 매우 제한적이므로, 축소 실험과 부분 검증, 그리고 동일 시나리오에 대한 복수 해석자 교차 검증을 통해 결과의 신뢰 구간을 확보하는 접근이 요구된다. 밀폐 공간 화재 및 연기 거동에 관한 기존 연구들이 환기 조건과 경계 가정에 대한 민감도가 매우 크다는 점을 반복적으로 보여주었듯이, 선박 환경에서도 동일한 주의가 필요하다.
결국 해석자에게 요구되는 것은 ‘정량 결과의 산출’을 넘어 ‘의사결정에 활용할 수 있는 정보의 정제’이다. 어떤 입력이 결과를 지배하는지, 어떤 시나리오에서 위험이 임계치를 초과하는지, 어떤 설계 변경이 위험을 효과적으로 줄이는지를 정량적으로 비교할 수 있도록, 해석 계획 단계에서부터 시나리오 공간과 평가 지표를 명시적으로 설정하는 것이 중요하다.
7. 결 론
본 논문은 선박 배터리 화재 및 친환경 연료 화재 · 폭발에 대한 CFD 기반 해석 기법을 해석자 관점에서 리뷰하였다. 핵심 발견은 세 가지로 요약된다. 첫째, 연료별로 요구되는 해석 기능이 상이하다. 배터리 화재는 시간 의존적 열 · 물질 방출 데이터 기반의 등가 열원 모델링이, 메탄올 화재는 저 발광 화염과 고밀도 증기 침적 · 백 드래프트 모사가, 수소는 누출-혼합-점화-폭연-폭굉 전이-BLEVE를 일관되게 연결할 수 있는 압축성 해석이 필수적이다. 둘째, 대표적 Open-Source 해석자인 FDS와 FireFOAM은 상보적 적용 영역을 갖는다. FDS는 저 마하수 가정 하 부력 지배 화재 · 연기 거동에서 검증된 성능을 보이지만, 압축성 폭발 현상에는 FireFOAM 또는 blastFoam·XiFoam 등 압축성 해석자가 적합하다. 따라서 단일 해석자만으로 친환경 선박의 화재 · 폭발 시나리오 전반을 다루기는 어렵다. 셋째, 결과의 신뢰성은 모델 정교함보다 입력의 불확실성—HRR 시간 이력, 환기 개구, 풍향 · 풍속, 누출 조건 등—에 더 크게 좌우되므로, 단일 시나리오의 절댓값보다 시나리오 공간에 대한 민감도 분석이 더 의미 있는 정보를 제공한다.
이러한 발견은 CFD가 절대적 예측 수단이 아니라 시나리오 비교와 위험 구간 식별을 위한 분석 도구로 활용되어야 한다는 본 리뷰의 일관된 주장을 뒷받침한다. 향후 연구는 화재 해석자와 압축성 폭발 해석자를 결합한 통합 플랫폼 개발, 배터리 열폭주에 대한 시간 의존적 열 · 물질 방출 데이터베이스 구축, 폭연-폭굉 전이 및 BLEVE 등 극한 시나리오에 대한 V&V 체계 강화, 그리고 해석자 중심 가이드라인 정립의 네 방향으로 진행될 필요가 있다. 아울러 암모니아 추진선의 확대에 따라, 화재 · 폭발에 더해 누출 시 독성 가스 확산까지 포괄하는 통합 위험 평가 체계로의 확장이 요구된다. 이를 통해 차세대 친환경 선박의 성능 기반 안전성 평가 체계가 실무적으로 활용할 수 있는 수준에 도달할 수 있을 것이다.




